2025년 5월 22일, 미국 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밀어붙인 ‘One Big Beautiful Bill Act’를 단 한 표 차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17년 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TCJA)을 영구화하는 동시에, 모든 신생아에게 1,000달러 저축 계좌, 이른바 ‘MAGA Accounts’를 제공해 가정의 재정 부담을 덜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야심 찬 정책이다. 백악관은 이 계좌가 아이들의 교육, 주택 구입, 창업 등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현재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통과되면 2026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신생아부터 혜택이 시작된다.
MAGA Accounts: 신생아 저축 계좌 주요 내용
- 자격: 미국 시민권자 또는 합법적 영주권자의 신생아, 부모 소득 무관.
- 구조: 연방 정부 관리 1,000달러 계좌, 18세까지 인출 불가, 이후 교육·주거·창업 등에 사용 가능.
- 세제 혜택: 계좌 수익 비과세, 특정 용도 사용 시 추가 세제 혜택.
- 효과: 2024년 1.6명인 출산율 완화, 가정 재정 안정 기대.
- 추가 지원: 아동 세액 공제 최대 5,000달러 확대, 유급 가족 휴가 강화.
미국 내 한국인 가정, 특히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이 정책의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2026년에 시카고에서 아이를 낳은 한국계 가정은 신생아 명의로 1,000달러 계좌가 자동 개설되고, 18년 후 복리 이자를 통해 2,000~3,000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 이 돈은 대학 등록금이나 첫 집 마련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반면, F-1 유학생이나 H-1B 비자 소지자는 자녀가 미국 시민권을 얻지 못하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최근 하버드 등 일부 대학의 SEVP 인증 박탈로 비자 상황이 불안정한 한국인 가정은 출산 계획을 세울 때 시민권 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이 정책은 한국의 저출산 대책과도 닮은꼴이다. 한국은 2024년부터 신생아 특례 대출(최대 5억 원, 연 1%대)을 시행 중이며, 2025년부터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2.5억 원으로 완화했다. MAGA Accounts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한국 정부도 현금 지원 중심의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정책은 논란도 만만치 않다. 의회예산국(CBO)은 법안으로 인해 2025~2034년 연방 세수가 1.5조 달러나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고소득층에 유리한 TCJA 영구화가 적자를 키울 것”이라며 반발하고, 공화당은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미국 내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은 갈린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한국인 부모는 “1,000달러는 시작이지만, 연간 4만 달러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 앞에서는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반면, 자녀를 계획 중인 젊은 한국계 부부는 “작은 돈이라도 아이의 미래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상원 심의 결과에 따라 이 법안의 미래가 결정된다. 통과되면 MAGA Accounts는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한 많은 가정에 자녀 양육의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재정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 가정은 이 정책의 최종 통과 여부와 세부 사항을 주시하며, 자녀의 미래를 위한 재정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