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에서 간호사들은 환자 돌봄만큼이나 문서화 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환자 기록, 치료 계획, 약물 투여 내역 등을 정확히 기록하는 일은 필수적이지만,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느끼곤 한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의 약 35%를 전자건강기록(EHR) 입력에 소비하며, 이는 환자와의 소중한 상호작용 시간을 줄이고 직무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존스홉킨스 병원의 간호사 사라 킴은 “문서 작업은 필수적이지만, 때로는 환자를 돌보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이 간호 문서화의 부담을 줄이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AI는 자연어 처리와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문서화 효율성을 높일 잠재력을 지녔다. 예를 들어, 간호사가 환자와 대화하거나 치료 과정을 설명하는 동안 AI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이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EHR에 입력한다. 이로 인해 수작업 입력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비정상적인 데이터 패턴을 감지하고, 누락된 정보를 경고하며, 약물 상호작용과 같은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식별해 문서화 오류를 줄인다. Epic Systems와 같은 EHR 플랫폼은 이미 이러한 AI 기능을 통합해 간호사들의 정확한 기록 유지를 돕고 있다.
미국 내 여러 병원에서 AI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AI 기반 도구를 통해 간호사들의 EHR 입력 시간을 약 20% 줄였다. 이 시스템은 간호사가 환자와 상호작용하는 동안 대화를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기록한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간호 책임자 제니퍼 로렌스는 “AI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I 도입에는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AI 시스템의 초기 설정과 학습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자원이 제한된 소규모 병원에서는 도입이 어렵다. 또한, 음성 인식 기술은 다양한 억양이나 비표준 용어에 완벽히 대응하지 못해, 다문화적 환경인 미국 병원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AI가 환자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HIPAA와 같은 규제를 준수해야 하며, 기술적 오류나 데이터 유출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AI가 간호 문서화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간호협회는 AI 도입으로 2027년까지 문서 작업 시간이 최대 30% 감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간호사들이 환자 중심의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I 기술 기업 xAI는 의료 문서화를 위한 특화된 솔루션 개발에 힘쓰며, “간호사들이 기술적 부담에서 벗어나 환자와의 인간적 연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AI는 간호 문서화의 부담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지라도,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간호사들의 직무 만족도를 개선할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적, 윤리적 과제를 극복한다면, AI는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